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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Shot] 우리는 하나
[One-Shot] 우리는 하나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18.03.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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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덕분에 오래된 사진첩을 펼쳐보았다.

2006년 남·북 산악구조대 합동연수에 취재차 다녀 온 금강산. 북측 천연보호구역인 수정봉과 구룡대 정상까지 남과 북의 구조대원들이 함께 걸었던 산길에서 만난 상팔담의 쪽빛 물빛, 구룡대 가파른 절벽의 붉은 글씨, 수정봉 정상에서 운무를 뚫고 올라온 장대한 기암괴석까지 추억들이 오롯이 떠올랐다.

그때 여름휴가 때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금강산 가는 길이 끊어진 지 벌써 12년이나 지났다니.

남북관계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던 때는 옛 사진을 꺼내보는 일마저 조심스러웠다.

내 안에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 가로막혀 있었나보다.

금강산 구룡대로 가는 산길에서
금강산 구룡대로 가는 산길에서

금강산에서 찍은 사진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개구리 악단이다.

비오는 산길을 걷다가 만난 이들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 동물 악단이 연주하는 노래가 ‘우리는 하나’다.

남과 북의 구조대 동무들과 헤어지기 전 뒤풀이에서 내가 목청껏 불렀던 노래도 떠올랐다.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 일처럼 여기고 / 서로 서로 도와가며 한집처럼 지내자 /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

이 땅에 정말 봄이 오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