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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단체-국립공원 만나 무슨 이야기 나눴나
산악단체-국립공원 만나 무슨 이야기 나눴나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8.06.17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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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시대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는 정책 펼칠 것, 산악계 상생해 나가자"
산악단체 "현실에 맞지 않는 통제와 단속 이제는 없어야"

산악단체와 국립공원관리공단 간담회가 6월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마포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산악단체에서는 대한산악연맹 권상수 사무처장. 한국산악회 이영준 학술문헌이사(본보 발행인), 한국대학산악연맹 배성우 부회장, 대한산악구조협회 연헌모 부회장이 참석했으며 서우석 서울시산악연맹 사무국장과 박용희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국장이 배석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문명근 상생협력실장, 최병기 환경관리부장, 임철진 안전대책부장, 이전웅 보전정책부장이 참석했으며 회의가 끝난 뒤 권경업 이사장이 배석해 마무리 발언을 했다.

이날 의제는 산악단체에서 사전예고한 바와 같이 백두대간 국립공원 구간 통제 문제, 북한산 사기막 야영장 조성, 인수야영장과 백운산장, 기상특보에 따른 통제, 산악인 추모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6월 15일 열린 산악단체와 국립공원관리공단 간담회
6월 15일 열린 산악단체와 국립공원관리공단 간담회

먼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이전웅 보전정책부장이 백두대간 현황과 문제점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부장은 “백두대간에서 국립공원에 속하는 275km 중 정규 탐방로 198.3km를 제외한 76.8km 구간이 비개방 구간이며 이는 2003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2011년까지 산악단체와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갈등조정위원회를 운영하며 개방을 포함한 보전과 이용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려 했으나 2012년 녹색연합의 강력한 반대로 폐쇄 구간 개방에 대해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이후 일부 구간이 개방되었지만 여전히 개방 찬성과 반대 의견이 맞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법정이라는 말은 단지 이 구간이 공원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향후 환경부 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환경부 장관이 고시하면 관리 예산이 배정되고 지금과 같은 통제와 단속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웅 부장은 “백두대간 중 2008년에는 소백산과 월악산, 2011년 설악산 일부와 속리산, 지난해 태백산 구간 등의 일부를 공원계획에 반영해 통제를 풀었다”며 “시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관리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배성우 부회장은 “해당 구간에 대한 환경훼손이 문제라면 현재 국립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탐방예약제 등 출입 인원을 제한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라며 “백두대간 구간 내 시설물 설치를 통해 안전을 담보할 것이 아니라 산림청에서 인증 중인 숲길등산지도사와 같은 제도를 활용한다거나 지역 주민을 안내인으로 해 무분별한 등산문화를 계도하는 방법을 검토해달라. 통일의 시대를 맞이해 백두대간을 잇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이사도 “백두대간 종주를 제대로 하면 과태료가 수천 만원에 달하는 등 등산동호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데에 정책의 모순이 있다”며 “백두대간뿐 아니라 지금까지 산악계와 공단의 갈등은 통제와 단속 일변도의 정책에 있었기에 이제 시대 상황에 맞는 유연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두대간 통제구간 공원계획 반영 위해 노력할 것"

"지자체서 인수야영장 폐쇄명령 했지만 보전 계속될 것"

"현장에 맞지 않은 기상특보에 따른 통제는 유연성 가져야"

이어 임철진 안전대책부장이 인수야영장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수야영장은 관광진흥법상 야영장에 해당하지 않아 지자체에서 폐쇄 명령을 해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쇄 예정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공단이 일방적으로 폐쇄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환경부와 지자체와 협의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운산장 문제에 대해선 “소송 결과에 따라 판결 이후 구조안전진단을 거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것을 논의해보자”고 했다.

북한산국립공원 보전관리 10개년 계획에 나와 있는 ‘사기막골 캠핑장 조성 이후 인수야영장과 백운산장을 폐쇄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최병기 환경관리부장은 “북한산 사기막골 캠핑장 조성과 관계없이 인수야영장은 보전을 약속한다”며 “사기막 캠핑장 조성과 함께 기존 등산로와 연결시켜 백운대까지 등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임철진 부장은 “사기막골 캠핑장은 우이동 가족캠핑장 조성과는 별도로 그 이전부터 계획해왔던 것이라 이제와 돌이킬 수는 없으며 문화재 지표조사 등을 철저히 해 차질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인수야영장을 확대하거나 이용절차를 완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날 산악단체에서 요구한 내용에 대해 특별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서우석 서울시산악연맹 전무이사는 “관리공단이 야영과 출입 등을 통제하며 이로 인한 풍선효과로 주변 다른 산에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 인수야영장 문제가 불거졌을 때 공단과 협의를 했으나 약속을 어기고 포클레인을 동원해 기존 야영지를 폐쇄했다. 그래서 더욱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철진 부장은 “인수야영장 관련 민원이 일반 국민들로부터 거의 매일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공단에서는 산악인들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상특보에 따른 국립공원 출입 통제에 대해서 배성우 부회장은 “작년 대설주의보로 인한 북한산과 설악산 통제 상황을 보니 예비특보로 인한 통제 이후에 실제 적설량은 4센티미터에 불과했는데도 통제가 계속되었으며, 북한산과 도봉산의 경우 고양시와 양주시 내린 특보로 인해 서울쪽 등산로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철진 부장은 “1998년 지리산 호우로 인한 대형 사망사고 이후 자연재해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이 불거져 현재 관리공단이 재난책임기관이 되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문제”라며 “2001년 행정안전부 권고 이후 통제가 이루어져왔으며, 호우와 폭설은 내부 매뉴얼대로 통제하고 있고 한파와 강풍 등은 해당 소장 재량으로 통제하게 되어있는데 기상청과 관계기관 회의를 할 때에도 예보와 현지 사정이 다른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양경찰청 역시 기상에 따른 통제로 인한 민원이 많으며 통제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따르기 때문에 객관적 판단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문명근 상생협력실장은 “공단의 정책은 언제나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 융통성 있게 변화할 것이고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인수야영장은 산악인들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권경업 이사장은 “앞으로 산악계와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협의하여 상생할 길을 계속 찾아가야 할 것”이라며 “산악계는 공단의 관조직이라는 특수성을 이해해주고 문제를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또 “과거 주인처럼 다니던 북한산과 설악산 등에서 어느새 객이 되어버린 산악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한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우니 앞으로 자주 만나자”고 했다.

이날 3시간 넘게 이어진 간담회는 첨예한 사안들에 대해 처음으로 산악계와 관리공단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실질적인 산악계의 요구사항은 이 자리에서 결론나지 않았으며 대부분 관리공단 측의 해명을 듣는 것에 그쳤다.

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했던 한 임원은 기자에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환경부 정책을 시행하는 민간인 조직이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산악계의 요구를 수용하고자 해도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산악계가 앞으로 더욱 치밀하고 집요하게 스스로의 권리를 요구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