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9 13:32 (목)
데블스타워 자발적 등반금지, 과연 지킬까?
데블스타워 자발적 등반금지, 과연 지킬까?
  • 오영훈 미국통신원
  • 승인 2018.08.16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종교 관행 존중… 미국 산악계 자정능력 보여줄까

미국 등반가집단의 자정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표고차 267m의 데블스타워는 미국 중서부 와이오밍 주에 거주하던 여러 아메리카 인디언 종족에게 성스러운 산 중의 하나다. 인디언어로 ‘마토 티필라’라 불린다.

데블스타워. 사진 루카스 바스.
데블스타워. 사진 루카스 바스.

데블스타워는 1906년 국가 기념물로 공인된 뒤 수백여 개의 등반루트가 개척됐다.

그러나 아메리카 인디언과 등반가 집단 사이에 80년대부터 갈등이 심화됐다. 인디언들은 타워 등반을 신성모독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1996년부터 매년 6월 한 달 동안 자발적 등반금지를 실행하고 있다.

인디언 부족과 등반가집단, 국립공원공단 등이 참여하여 ‘등반운영계획’에 합의한 것이다. 현지 관행에 존중을 표하는 1개월 등반금지 외에 새로운 고정확보물 설치 금지, 기존 확보물은 허가를 받고 교체하는 등의 조항에 합의했다.

데블스타워의 엘 마타도어(5.10d) 루트 등반 전경. 사진 루카스 바스.
데블스타워의 엘 마타도어(5.10d) 루트 등반 전경. 사진 루카스 바스.

문제는 1개월 등반금지가 자발적이라는 것이다.

시행 전인 1995년에는 6월 한 달 사이 1225명이 타워를 등반했는데 시행 직후 167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등반자 수가 조금씩 증가해 2016년에는 374명이 6월에 데블스타워를 등반했다.

그렇다면 왜 자발적 등반금지일까? 우선 규정 합의 당시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먼저 등반가들이 자발적으로 존중해주기를 원했고, 등반가들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며 자발적 등반금지에 찬성했다.

미국 역시 최근 스포츠클라이밍 인구가 꾸준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어 자연암벽을 찾는 인구도 유례 없이 증가세에 있다. 등반윤리, 사유지 침해, 개발 반대, 쓰레기, 주차 등의 문제로 미국 등반계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과연 데블스타워가 미국 등반가 집단의 자정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