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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백두대간, 2014년에도 시도되었다
북녘 백두대간, 2014년에도 시도되었다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8.09.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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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들 14명, 북한 7명과 함께 82일 연속 산행하기로 약속

정치 변화로 무산... 다시 계획 이루어질까
백두산 정상에 오른 남북 정상. 청와대 페이스북,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과 북 두 정상의 백두산행 이후 북한 백두대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방북에 맞춰 지난 9월 17일 최초로 북한 백두대간을 다녀온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의 인터뷰 영상을 제작, SNS를 통해 배포하기도 했다.

2011년과 2012년 북한쪽 백두대간을 오른 로저 셰퍼드는 지난 여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북한쪽 백두산을 오르는 여행상품을 만들어 천지에서 캠핑을 하며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정부가 게시한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의 북한 백두대간 등산 내용 포스팅.
대한민국정부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의 북한 백두대간 등산 내용 포스팅.

하지만 지난 5년 전에도 이미 한국인들의 북한 백두대간 등산 시도는 있었다. 당시 재미한인들을 중심으로 2014년 5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82일간 백두산에서 남쪽으로 연속종주를 하고 내려와 판문점을 지나 남쪽 백두대간까지 전 구간을 완주한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 셰퍼드의 산행은 백두대간 전 구간을 종주한 것이 아니라 일부 산들을 올랐다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이 계획이 실행되었다면 진정한 백두대간 종주였을 것이다.

2013년 10월 재미산악인들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해외동포사업국과 협의했던 협의서. 북측 서명자는 모자이크했다. 
2013년 10월 재미산악인들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해외동포사업국과 협의했던 협의서. 북측 서명자는 모자이크했다. 

당시 백두대간 등반에 대해 북한 정부는 호의적이었다. 미주 한인들은 조국통일기원 재미산악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뉴욕 국제연합 본부를 통해 북한대표부와 접촉했으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해외동포사업국에서 협의서를 작성해 이들의 안전한 산행을 보장했었다.

2013년 10월 15일 서명한 협의서 내용에 따르면 백두대간 종주를 위해 북한에서 조선산악연맹을 결성하고 드론 촬영과 식량, 의료 등의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하고 있다. 또한 산행을 통해 등산지도를 만드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계획은 미국 시민권자 7명, 영주권자 7명, 조선산악연맹 7명 등 21명이 함께 산행하는 것이었다. 

2013년 평양을 방문해 북한 백두대간 종주 허가를 받았던 재미 산악인 스티브 유씨.
2013년 평양을 방문해 북한 백두대간 종주 허가를 받았던 재미 산악인 스티브 유씨.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그해 12월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숙청되며 순식간에 모두 무산되었다. 장성택은 2012년 김 위원장이 신설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었다. 2013년 등산 허가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재미산악인 스티브 유씨는 장성택 숙청 이후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기존 산맥 개념의 산줄기를 1996년 1월부터 ‘백두대산줄기’ 체계로 전면 개편했으며 이에 대해 지리학 분야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차원에서의 개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산경표>에 나와있는 백두대간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