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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스 매듭이 풀렸다
에반스 매듭이 풀렸다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8.10.05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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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교수형 매듭’이라 불리는 에반스 매듭(Evans Knot)는 암벽등반에서 자주 쓰이는 매듭은 아니다.

하중이 실릴수록 매듭이 조여들기 때문에 사용 후 풀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 어딘가에 로프를 묶어 고정해야 한다면 되감기 8자매듭, 클로브히치, 보울라인 등의 매듭을 더 많이 사용한다.

실제 에반스 매듭이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가느다란 슬링을 이용해 등반장비나 액세서리 등의 고정용 끈을 만들 때 등이다.

에반스 매듭
에반스 매듭

지난 10월 3일 선인봉에서 발생한 하강 중 추락사고 조사 과정에서 등반자가 나무에 에반스 매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과실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1시께 서울동부지검 전모(56) 부장검사는 도봉산 선인봉 남측길에서 50m 구간을 하강하던 중 매듭이 풀려 추락해 숨졌으며, 함께 등반했던 4명 중 리더 격인 등반대장 A씨는 경사 40도 가량 되는 완만한 구간에서 나무에 에반스 매듭을 이용해 로프를 고정했고 사고자가 하강을 시작하는 찰나 전화통화를 하던 중 매듭이 풀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사용한 매듭법 명칭이 ‘에반스 매듭법’이라는 것도 모르고 손에 익숙한 대로 묶었다”고 경찰에 이야기했으며, “전 부장검사가 추락하는 순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에반스 매듭은 앞선 것처럼 하중이 실릴수록 조여드는 특성이 있다. 즉 하강자가 체중을 실었다면 더욱 나무에 조여들었어야 맞다. 하지만 매듭이 풀렸다는 것은 매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A씨의 진술에서처럼 매듭의 명칭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매듭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유니 매듭
유니 매듭

에반스 매듭과 유사하게 한쪽 로프를 다른쪽 로프에 같은 방향으로 여러 번 감아 고리를 만드는 매듭은 유니 매듭이 있다.

낚싯줄에 바늘을 연결할 때 쓰이는 매듭으로 캠핑 중 텐트 펙을 설치할 때 등에도 쓰이지만 옭매듭으로 마무리하지 않을 경우 매듭 고리의 안쪽 각도가 벌어지면 쉽게 풀리기 때문에 등반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에반스 매듭시 감는 로프를 거꾸로 했을 경우에도 바로 풀린다.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10월 6일 경찰은 의정부 한국산악회를 찾아 이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