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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구르자히말에서 김창호 등 9명 사상
네팔 구르자히말에서 김창호 등 9명 사상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8.10.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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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자히말 남벽과 원정대가 계획했던 신루트(붉은 선)
구르자히말 남벽과 원정대가 계획했던 신루트(붉은 선)

네팔 구르자히말(7193m) 남벽 직등 신루트 등반을 위해 떠났던 김창호(서울시립대산악회, 노스페이스) 대장과 유영직(한국산악회), 이재훈(부경대산악회) 대원, 임일진(한국외대산악회) 다큐감독, 원정대 격려차 베이스캠프를 방문한 정준모(한국산악회 이사) 씨 등 한국인 5명과 치링 보테(쿡)를 비롯한 네팔 현지 스태프 4명 등 총 9명이 13일 사망 및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부터 김창호, 유영직, 임일진, 이재훈, 정준모 씨
왼쪽부터 김창호, 유영직, 임일진, 이재훈, 정준모 씨

13일 오전, 현지 대행사인 ‘트레킹캠프 네팔’의 왕추 셰르파에 따르면, 어제 사고소식을 듣고 오늘 새벽 현지에 구조헬기를 급파,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시신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28일 출국한 원정대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다르방~구르자카니를 거쳐 9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으며 최홍건(한국산악회 고문) 씨와 정준모 씨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11일까지 베이스캠프를 방문 예정이었으나 최홍건 씨는 건강 문제로 아래 마을에 머물고 있다가 12일까지 정씨가 내려오지 않자 베이스캠프에 네팔인 가이드를 올려 보내며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사고 원인은 눈사태, 산사태, 폭풍 등으로 다양하게 추측되는 가운데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가이드는 베이스캠프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있었으며 현장엔 꺾인 나무와 시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창호 대장은 8천미터 14봉을 전부 무산소로 오르고 강가푸르나 남벽 신루트 등 7천 미터급 2개봉을 초등했으며 지난해 황금피켈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대표해온 고산거벽등반가이다. 유영직 씨 또한 인도 쉬블링, 네팔 마칼루, 아마다블람 동벽 등 고산거벽등반을 왕성히 해왔다. 이재훈 씨는 청소년오지탐사대에 참가했으며 지난해 인도 다람수라, 팝수라 원정대에서 신루트 개척등반을 했다.

임일진 감독은 영화 ‘벽’으로 트렌토국제산악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2016년 산악영화 ‘알피니스트’를 제작하는 등 다큐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원정등반에는 현재 제작 중인 ‘히든밸리(가제)’ 촬영을 위해 참여했으며 정준모 씨가 제작을 후원했다.

네팔 중서부 다울라기리 산군에 있는 구르자히말은 1969년 일본 원정대가 북서면-서릉 루트로 초등했으며 한국은 1988년 북서면으로 등반한 바 있다.

이번 원정대가 시도한 남벽은 1985년 봄 루마니아 원정대가 단 한차례 시도했으며 당시 6천 미터까지 진출하고 포기했다. 노멀루트인 북쪽 루트는 등반허가에 큰 문제가 없지만 남벽의 경우 현지인 3명을 등반대원으로 합류시켜야 등반허가를 받을 수 있으며, 이번 한국 원정대 또한 출국 때까지 이 같은 문제로 등반허가를 미리 받지 못하고 출국 뒤 네팔 현지에서 받았다.

원정대는 표고차 3700m에 이르는 구르자히말 남벽을 8일간 알파인스타일로 등반할 계획이었다. 

한편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오후 5시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이후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