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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승으로 돌아가자
[칼럼] 스승으로 돌아가자
  • 이승기 교육학박사
  • 승인 2019.01.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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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의 시작은 3월이라서 2019년 새해가 밝았더라도 아직 학교는 뒤숭숭한 편이다. 지난 2018학년도 교육계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우리 교육계는 ‘4차 산업혁명’에 마치 도박장에서 아도치는 것(올인이라는 외국어를 쓰지 않으려 우리말을 쓴 것이니 오해 없기를)처럼 보이고 있다. 우리 역사와 전통에서 미래를 연계하는 노력은 이렇게 뒤쳐져 있어도 되는 것일까?

스승이란 말은 어떤가? 우리말이라는 것은 알면서도 그 뜻도 모르고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희망으로 들떠 있는 신년 초에 일간지인 ㅈ일보 1월 9일자 보도가 눈길을 끈다.

「서울시 교육감님을 ‘희연쌤’, ‘희연님’, ‘조 프로’…. 앞으로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은 조희연 교육감을 '교육감님' 대신 이 호칭 중 하나로 부르게 될 예정이다. (중략)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구성원 사이 호칭을 '~님'이나 '~쌤(선생님을 줄인 말)' 등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교사나 교장 선생님을 '~님'으로 부르는 것도 일부 학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선생으로 32년을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힘쓰다가, 이제 더 이상은 스승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느끼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필자에게는 이 보도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우리 시대에는 진정한 스승이 없다고들 한다. 진정한 스승이 어떤 사람이기에….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이 너무 많으신데도, 없다고 하는 것일까? 선생님들은 학교폭력과 각종 민원으로 인해 교육과정운영보다도 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나가고 계신데…….

우리말에서 스승이 어떤 뜻이기에, 그 뜻도 모르면서 사람들은 스승이 없다고들 하는 것일까? 도대체 그 많던 스승들은 누가 없애버렸을까?

김홍도의 서당도
김홍도의 서당도

 

우리말에서 ‘스’의 쓰임을 알아보면,

∙스며들다: 속으로 배어 들다(들어와서 천천히 서는)

∙스르르: 눈이 슬며시 감기거나 뜨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천천히 서는 것이 높이)

∙스러지다: 모양, 자취가 없어지다(서는 모양이 없어지는)

☞‘스’는 들어와서 자리 잡거나, 선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일어서는 모습을 ‘서’는 것이라고도 하였지만 ‘스’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또, ‘스스’의 쓰임을 보면,

∙스스로(혼자서 익히거나 깨우침)

∙스스럼없다: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사이가 좋음(사람 사이에 서는 껄끄럼이 없다)

☞ ‘스스’의 쓰임에서 ‘스’는 익히거나 깨우치는 것, 조심하고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스리다, 메스껍다, 소스라치다, 으스스’에서 사용되는 ‘스’도 편하지만은 않은 상태이다.

 

‘승’의 사용은 어떤가?

∙장승: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마을 입구에 세워져서(장), 힘을 발휘하는(승)

∙짐승: 사람을 제외한 척추동물,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끝을 지으며 울부짖는)

∙승질(성질-性質): 분노나 불만 따위를 이기지 못하고 몹시 화를 내다

☞ ‘승’은 힘차게 울부짖거나 화를 강하게 내는 활동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스승은 학생들이 익히고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이며, 때로는 회초리를 들기도 하는 분이다.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의 서당 그림에서, 훈장님의 상징으로 회초리가 사용된 것을 그 한 예로 들 수 있겠다.

또, 스승은 편하게만 대하는 분이 아니고, 스스럽게(예의를 갖추어) 대하는 분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결론적으로, 스승은 자기를 가르치며 이끌어 주는 분이며,

(서)도록(깨우치도록) 때로는 소리높이기도 하고, 때로는 회초리를 들기도 하며, 힘 있게 가르쳐주는 분이라 할 수 있다.

스승의 뜻을 알게 되면서, 그렇게 많던 우리 주위의 스승들이 사라지게 한 사람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필자는 서양의 민주주의를 기초로 한 체벌금지에 반대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스승의 뜻도 모르고 스승을 사라지게 한 사람들이 오늘날 스승이 없다고 말하는 현실이 가슴이 아플 뿐이다.

이제 선생님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드리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담아, 스승이 되실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은 어떨까?

“스승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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