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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비판 받는 세계 두 번째 V17급 볼더링
거센 비판 받는 세계 두 번째 V17급 볼더링
  • 오영훈 미국통신원
  • 승인 2019.02.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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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에 바위까지 훼손하며 만든 ‘억지루트’ 논란

‘맨발 볼더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찰스 알베르가 지난 12월 13일 V17급 볼더링을 세계 두 번째로 개척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논란이 거세다. V17은 현재 볼더링에서 최고난도다. 2016년 핀란드의 날레 후카타이발이 V17급을 오른 뒤 두 번째다. 알베르는 이번에도 역시 맨발로 올랐다. 심지어 통상 쿠션으로 사용하는 크래시패드도 이용하지 않았다.

V17급 볼더 루트를 맨발로 등반 중인 찰스 알베르. 사진 루시앙 마르티네즈.
V17급 볼더 루트를 맨발로 등반 중인 찰스 알베르. 사진 루시앙 마르티네즈.

볼더링의 발상지 프랑스 퐁텐블로 암장에서 1년 넘게 시도한 끝에 성공했다. 루트명은 ‘노 카포테 온리’(No Kapote Only, ‘외투만 입을 것’이란 뜻) 루트는 총 10개 동작으로 구성됐다. V9, V13급 루트를 서로 연결하고 앉아 출발하는 형태다. 맨발로 등반했기 때문에 등급부여가 너무 주관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다른 루트가 모두 그렇듯 재등자가 있어 등급을 확정하기까지 V17급은 잠정적인 등급으로 받아들여진다.

V17급 루트에서 하나의 홀드를 손과 발로 동시에 사용 중인 찰스 알베르. 사진 루시앙 마르티네즈.
V17급 루트에서 하나의 홀드를 손과 발로 동시에 사용 중인 찰스 알베르. 사진 루시앙 마르티네즈.

논란은 이렇다. 루트가 있는 바위는 2011년 처음 볼더링용으로 개발됐는데, 당시 바위 오버행에 붙어 있던 백여 년 전부터 있었던 돌 움막을 뜯어내면서 문화유산 훼손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었다. 또 최근에는 누군가가 이 바위에 심한 낙서를 해 놔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19세기부터 사용돼 문화유산으로 남은 돌 움막을 제거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 루이 D.
19세기부터 사용돼 문화유산으로 남은 돌 움막을 제거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 루이 D.

무엇보다 찰스 알베르가 등반한 볼더링 루트 일부는 닥터링의 산물, 즉 해머 등을 사용하여 변형시킨 것이었다. 알베르의 논리는 홀드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홀드를 제거해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지만 많은 이들이 이에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영국 등반전문지 <업클라이밍닷컴>에서는 ‘이런 등반윤리 논란은 순수성을 고수했던 후카타이발의 V17급 루트와 대조된다’고도 평했다. 이탈리아의 <그림퍼>에서는 더 이상적인 출발지점을 놔두고 억지로 앉아 출발하게 하여 부자연스럽게 난이도를 높였다는 비판적인 분석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