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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산’ 따르다 낭가파르바트에서 실종된 산악인
‘엄마의 산’ 따르다 낭가파르바트에서 실종된 산악인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9.03.01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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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가파르바트 동계등반 중 실종된 톰 발라드(왼쪽)과 그의 동료 다니엘르 나르디. 사진 나르디 페이스북
낭가파르바트 동계등반 중 실종된 톰 발라드(왼쪽)과 그의 동료 다니엘르 나르디. 사진 나르디 페이스북

지난 27일 파키스탄 낭가파르바트(8125m) 동계등반 중 영국 산악인 톰 발라드(30)와 그의 동료인 이탈리아의 다니엘르 나르디(42)가 6250미터 지점에서 실종돼 파키스탄 당국이 수색 중이다.

28일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실종지점 인근에서 눈사태의 흔적과 함께 5500미터 지점에서 붉은 오렌지색 텐트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영하 40도에 이르는 악천후와 파키스탄과 인도간의 분쟁으로 수색이 지연되고 있다.

톰 발라드는 영국 여성 산악인 앨리슨 하그리브스(1962~1995)의 아들로, 앨리슨은 1988년 알프스 6대 북벽을 단독등반한 이후 1995년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8850m)를 무산소 단독등정했으며, 같은 해 8월 K2(8611m)를 등정하고 하산 중 실종되었다.

생전의 앨리슨 하그리브스와 그의 아들 톰 발라드(오른쪽)
생전의 앨리슨 하그리브스와 그의 아들 톰 발라드(오른쪽)

그녀의 첫째 아들인 톰은 어머니의 디엔에이(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듯 했다. 앨리슨은 톰을 임신하고 6개월이 되었을 때 아이거 북벽을 등정한 바 있다.

톰 발라드는 산악인으로 성장해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등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지난 2014~2015년 겨울 알프스 6대 북벽을 동계에 모두 단독등정한 첫 번째 인물이 되었다.

톰 발라드가 낭가파르바트를 배경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마지막 사진.
톰 발라드가 낭가파르바트를 배경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마지막 사진.

앨리슨이 사망한 이후 당시 8살이던 톰 발라드는 아버지인 제임스 발라드에게 “엄마의 마지막 산에 가볼 수 있어요?”라고 물었고, 여동생 케이트 발라드와 함께 세 가족은 K2를 향해 긴 여정을 떠났었다. 당시 이 트레킹은 영국 BBC에서 다큐로 기록하고 책으로 펴냈으며 국내에도 『엄마의 마지막 산 K2』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 

톰은 엄마를 껴안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길을 떠났지만 아무 것도 없던 K2를 바라보며 "정말 아름다워. 이해할 수 있어. 이제 알 것 같아."라고 말했었다. 

앨리슨 하그리브스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