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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의 '역사적 앞발' 찍은 바룬체 이야기
견공의 '역사적 앞발' 찍은 바룬체 이야기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9.03.11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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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반대를 따라 바룬체 정상에 오른 견공. 사진 텔레그래프.

 

얼마 전 해외 토픽에 이색적인 소식이 실렸다. 미국 등반대를 따라나섰던 동네 개가 바룬체(7152m) 정상에 역사적인 앞발을 찍은 것이다. 사상 최초 7천 미터급 산을 등정한 이 개는 등반대가 바룬체에 앞서 고소적응을 위해 오른 메라피크(6476m)를 내려오다 만난 것을 계기로 ‘메라’라는 애칭으로 불렸지만 바룬체 등정 후 ‘바루’로 개명했다고.

역설적으로 ‘개도 오를 만큼 쉬운’ 산이 되어버린 바룬체의 남동릉 노멀루트는 히말라야 등반 초보자, 특히 에베레스트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첫 번째 목표로 삼는 봉우리가 되고 있다.

홍구 계곡에서 바라본 바룬체 전경. 사진 위키피디아

 

하지만 이 산 역시 초기 탐험가들에겐 미지의 대상지였다. 바룬체를 처음 찾은 원정대는 1954년 에드먼드 힐러리를 대장으로 하는 뉴질랜드산악회 바룬계곡 원정대로 남동릉을 따라 캠프 2개를 설치하며 1954년 5월 29일 지오프 해로우와 콜린 토드가 초등하고 6월 1일 윌리엄 비븐과 조지 로우가 재등했다.

힐러리 대장과 로버트 찰스 에반스 부대장, 조지 로우 등 1953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원과 노르만 데이비드 하디 등 신예 대원 총 10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바룬 계곡을 따라 마칼루까지 탐험하며 바룬체를 비롯해 페탕체(6739m) 나우렉(6340m) 차고(6893m)를 초등정하고 초포루(6700m) 마칼루2봉(7678m) 마칼루(8485m)를 시등하는 등 그야말로 물을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등반을 즐겼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

 

많은 사람들이 힐러리에 대해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사람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지만 그는 1951년부터 1981년까지 30년간 네팔 히말라야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히말라야 르네상스를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1951년 에릭 십튼과 함께 네팔을 처음 찾았던 그는 에베레스트 쿰부 빙하를 처음 탐험하고 초오유, 창체, 팔룽, 캉충눕 등을 시등하고 초등했다. 에베레스트 등정 이후에도 1954년과 1960년, 1961년, 1963년, 1964년까지 네팔히말라야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며 숱한 히말라야 역사의 장본인이 되어왔으며 1981년에는 62세의 나이로 에베레스트 동벽원정대에 참가하기도 했다.

바룬체 남동릉 등반루트. 사진 세븐서미트 트렉

바룬체는 초등 이후 현재까지 총 301개 팀이 등반했으며 115팀 628명이 등정해 38%의 높은 등정율을 보인다. 한국은 1984년 김병준 대장이 이끈 한국외대 원정대가 처음 바룬체를 찾아 서벽에서 북릉을 따르는 베리에이션 루트로 정광식, 정상욱 대원과 락파 갈젠, 파상 다와 셰르파가 중앙봉(7066m)을 등정했다. 이후 2016년 한국산악회 경남지부 원정대가 노멀루트를 시도했으나 정상에 서지는 못했다.

바룬 빙하로의 접근은 쿰부 히말의 관문인 루클라에서 시작해 추탕가(3060m)~자트라와 라(4610m)를 넘어 툴리 카르카(3900m)~코테(4095m)~탕낙(4350m)~카레(5054m)~세토 포카리(5035m)~바룬체 베이스캠프(5400m)까지 카라반하며 고소적응일을 포함해 11일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