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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째 우주로 날아가는 가스통 레뷔파
40년째 우주로 날아가는 가스통 레뷔파
  • 박성용 편집위원
  • 승인 2018.01.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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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호에 실린 '별빛과 폭풍설'... 우주인 만나는 첫 클라이머 될까

 

보이저호에 실린 골든레코드(왼쪽)와 이 레코드에 실린 유일한 산악인 프랑스의 가스통 레뷔파.
보이저호에 실린 골든레코드(왼쪽)와 이 레코드에 실린 유일한 산악인 프랑스의 가스통 레뷔파.

 

지난 2012년 8월 태양계를 벗어나 지금도 총알보다 17배나 빠른 초속 17km로 성간 공간을 비행 중인 보이저1호와 태양계 외곽에 도달한 보이저2호에 골든레코드가 실려 있다.

골든레코드에는 외계인에게 전하는 지구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 인류의 삶과 문명을 담은 115개의 이미지를 비롯 클래식과 각 나라의 전통음악, 지구의 소리, 세계 55개의 언어로 된 인사말 등이 수록돼 있다.

이중 ‘마운틴 클라이머’ 분야에는 유일하게 프랑스 산악인 가스통 레뷔파(1921~1985)가 선정됐다. 이미지는 알프스의 제앙 빙하와 ‘거인의 이빨’ 같은 당 뒤 제앙을 배경으로 삐딱하게 솟은 어느 첨봉 꼭대기에 홀로 서 있는 사진이다.

가스통 레뷔파는 우리에게 알프스 6대 북벽 등반 이야기를 쓴 <별빛과 폭풍설>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지구를 대표하는 클라이머로 뽑힌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초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나 인류 최초로 8천미터급 고산에 오른 모리스 에르조그 등 쟁쟁한 산악인들도 있는데 말이다.

‘산은 하나의 다른 세계다. 그것은 지구의 일부라기보다는 동떨어져 독립된 신비의 왕국인 것이다. 이 왕국에 들어서기 위한 유일한 무기는 의지와 애정뿐이다.’

 

가스통 레뷔파
가스통 레뷔파

가스통 레뷔파는 시적인 문장과 감성이 넘치는 저술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알프스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암봉들을 오르며 남긴 주옥같은 등반기는 한편의 산문시처럼 아름답다. 이 매혹적인 문장은 별빛과 폭풍설을 클라이머의 존재와 정신으로 치환하는 마법을 부린다. 그래서 동료 클라이머 존 헌트는“가스통 레뷔파는 보기 드문 뛰어난 등산가이며, 산을 통해서 진정한 의미의 삶을 발견한 최초이며 최고의 열정적인 인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골든레코드에 들어가는 내용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주도로 결정되었다. 칼 세이건은 천문학자이지만 우주에 대한 깊은 지성을 담은 책을 많이 펴낸 저술가로도 알려졌다.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외계인에게 보여줄 지구의 대표 클라이머에 가스통 레뷔파를 내세운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보이저1호는 40년 동안 지구로부터 약 211억km 날아갔다. 이는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1AU)의 141배에 달하지만 2018년 1월 25일 현재 빛의 속도로는 고작 19시간 37분 25초에 불과하다.

 

*아래 영상은 가스통 레뷔파의 1961년작 영화 <승리의 지평선(Les Horizons Gagné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