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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대장정의 막을 내리다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대장정의 막을 내리다
  • 송희원 기자
  • 승인 2019.09.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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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트 딤베르거 강연, 김창호·임일진 포럼 및 상영회 등 다양한 행사 열려

9월 10일 폐막식을 끝으로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영화제 추산 총 2만 5천여 명의 인원이 영화제에 참가했다. 한때 태풍 링링의 여파로 야외상영 및 행사가 취소되는 등 방문객 수에 타격을 주는 듯했다. 하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날씨가 좋아졌고 총 영화 관람객 수는 오히려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올해 국제경쟁 대상 수상작은 ‘벤 마스터스’ (Ben MASTERS) 감독의 <강 그리고 장벽(The River and the Wall)>이 선정됐다.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에 있는 리오 그란데 강을 따라 감독과 네 명의 친구들이 12,000마일의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자연 환경과 인간의 본성을 탁월하게 탐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경쟁 대상 수상작은 ‘벤 마스터스’ (Ben MASTERS) 감독의 '강 그리고 장벽'
국제경쟁 대상 수상작은 ‘벤 마스터스’ (Ben MASTERS) 감독의 '강 그리고 장벽' 스틸.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2019울주세계산악문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딤베르거(Kurt Diemberger·86)가 강연, 상영회, 사인회 등에서 관객들과 만나 깊이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딤베르거는 오스트리아 산악인으로 현존하는 산악인 중 유일하게 8000미터급 고봉 14개 중 1957년 브로드피크(8047m)와 1960년 다울라기리(8167m) 2개를 초등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고산 전문 감독이기도 한 그는 ‘8000미터의 카메라맨’으로 불리며 활발한 산악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제에서는 딤베르거의 영화 <K2-꿈 그리고 운명>이 특별 상영됐다. 영화는 K2 등반 중 일어났던 비극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당시 딤베르거 구조를 도운 한국 원정대원들의 모습도 담겨있다.

쿠르트 딤베르거가 관객들에게 영화 'K2-꿈 그리고 운명'을 소개하고 있다.(왼) 당시 K2 한국 원정대원들과의 기념사진.
쿠르트 딤베르거가 관객들에게 영화 'K2-꿈 그리고 운명'을 소개하고 있다.(왼) 당시 K2 한국 원정대원들과의 기념사진.

9월 7일에는 쿠르트 딤베르거 강연회가 열렸다. 그는 어렸을 때 수정을 찾으러 다니다가 우연히 산을 타기 시작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본격적인 산악인이 되기 위해 교사직을 그만두었다. 그는 몽블랑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딤베르거는 강영회에서 브로드피크와 다울라기리를 초등한 영상 클립을 보여주며 당시의 경험을 관객들에게 생생히 들려줬다. 그는 “산은 아름답기도 하면서 위험한 곳”이라며 “그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행복감을 얻을 수 없기에 우리(산악인)들은 태양을 향해 항상 높이 높이 올라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중인 쿠르트 딤베르거.
강연 중인 쿠르트 딤베르거.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됐다. 지난해 네팔에서 사망한 당대 세계 최고의 산악인 고(故)김창호를 조명한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와 국내 유일무이한 산악영화 감독인 고 임일진의 특별전 ‘임일진-한국 산악영화의 역사’가 바로 그것이다.

김창호 대장은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로 등반하던 중 사고를 당해 다큐멘터리 촬영차 동행한 임일진 감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포럼에서는 오영훈 캘리포니아주립대 인류학 강사가 발제자로 나서서 김 대장이 한국 산악사에 남긴 업적을 재조명했다. 오영훈 발제자는 “김창호는 한국 산악인들의 성과주의 관행을 바로잡고자 탐사와 연구를 병행한 등반을 계획해 실행했다”며 “‘좋은 등반’이란 게 있다면 산악인 김창호의 생애 자체가 그 본보기”라 평했다.

한편 영화제에서는 고(故)임일진 감독의 유작 <알피니스트>를 재편집한 <알피니스트-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월드 프리미어 상영과 함께 씨네 토크가 열렸다. 영화의 공동 감독인 김민철과 산악인 오영훈 등이 패널로 참여해 임 감독의 삶과 영화의 세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 포럼.

올해 영화제는 ‘함께 가는 길’을 슬로건으로 모두와 함께하는 영화제를 만들고자 다채로운 프로그램 및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특별히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울주의 식탁 프로젝트’,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영상체험’ 등을 처음 선보였다. 또한 시인 정일근, 산악인 김병준, 산악인 유학재의 북토크 행사도 열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영화제 측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협력 프로그램을 발전,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병준, 산을 바라보다’(왼) ‘유학재, 등반중입니다’ 북토크 행사.
‘김병준, 산을 바라보다’(왼) ‘유학재, 등반중입니다’ 북토크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