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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길 감독, “‘환경’이 아니라 ‘생존’이 나의 영화 주제”
이강길 감독, “‘환경’이 아니라 ‘생존’이 나의 영화 주제”
  • 송희원
  • 승인 2019.09.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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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산악문화제 산악영화 상영회
'더트백:프레드 베키의 전설',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상영회

지난 9월 21일(토) 오전 11시 20분 블랙야크 알파인센터(강북구 우이동)에서 산악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강북산악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지만 제17호 태풍 ‘타파(TAPAH)’의 북상으로 인한 궂은 날씨 탓에 이날 상영장에는 관객이 많지 않았다.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감독 이강길)이 11시 20분에, 더트백:프레드 베키의 전설(감독 데이브 오 레스케)은 예정보다 한 시간 가량 늦은 오후 1시 30분에 상영됐다.

두 영화는 각각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와 제7회 순천만동물영화제 상영작, 제3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알피니즘 부문 수상작이다.

더트백:프레드 베키의 전설은 2017년 94세로 별세할 때까지 평생을 가족과 친구, 직업도 없이 오로지 산을 오르는 데에만 전념했던 미국 등반계의 이단아이자 전설인 프레드 베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찬반 측의 갈등을 지난 5년 동안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이강길 감독은 찬반 측의 첨예한 대립 상황을 보여주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과연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이득이 되는지, 환경 파괴가 실제로 얼마나 예상되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9월 16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를 최종 ‘부동의’하면서 중단된 상황이다.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상영 모습

이날 상영회에는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에 출연한 지성희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처장과 배성우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와 영화를 제작·지원한 유해연 시티핸즈캄퍼니 대표 등이 자리에 참석했다. 상영 뒤에는 이강길 감독과의 GV(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다음은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상영 후 있었던 이강일 감독과의 GV 내용이다.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관객과의 대화. (왼)곽정혜 진행자와 (오)이강길 감독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관객과의 대화. 곽정혜 진행자(좌)와 이강길 감독(우)

곽정혜(이하 진행자) : “언제부터 영화를 제작했나?”

이강길 감독 :

“2015년 3월에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 년 안에 끝날까 했는데 케이블카 설치 판결이 계속 뒤집혀서 재편집 해왔다. 작년 광화문 집회 때 본격적으로 영화를 완성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편집했다.”

진행자 :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울컥한 장면들이 많았다. 일흔이 넘은 박그림 대표가 온몸 다 바쳐 투쟁하는 장면이 나온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땠는지?”

이강길 감독 :

“아마도 젊었을 때부터 산에 다니셔서 저런 힘이 나오시는 것 같다. 나는 원래 산하고 관련이 없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몇몇 산악인을 만나면서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산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진행자 :

살기 위하여(2006), 야만의 무기(2010), 거리 속 작은 연못(2014) 등 이전부터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왔다. 환경운동과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운동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듣고 싶다.”

이강길 감독 :

“‘환경’이 아니라 ‘생존’이 나의 영화 주제이다. 카테고리로만 환경으로 분류되는 것뿐이다.
영화에 고(故) 정광식 산악인이 출연했다.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아쉬웠던 것은 설악산의 주인이라고 생각되는 산악인, 산악단체가 시위 현장에 잘 안 보였다는 점이다.

영화는 앞으로 계속 추가로 마무리 작업할 계획이다. 영화에 설악산 풍경을 더 담고 싶다. 나는 산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잘 아시는 산악인이 있다면 동행해서 촬영을 더 진행하고 싶다.”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스틸 컷. 고(故) 정광식 산악인.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스틸 컷. 고(故) 정광식 산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