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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고 눈 온다고 등산객 가로막는 국립공원
춥다고 눈 온다고 등산객 가로막는 국립공원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8.02.2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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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북한산 22일, 설악산 33일 기상특보 이유로 통제
등산의 이유와 목적 고려하지 않은 일괄 통제 세계에서 유일

연간 북한산과 설악산이 기상특보로 통제된 날은 얼마나 될까?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산은 2017년 총 22일간 입산통제되었고, 설악산은 33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북한산이 8일, 설악산이 43일동안 기상특보로 출입이 금지되었다.

유형별로 보면 2017년 북한산은 호우특보로 18일, 대설특보로 4일간 통제되었으며 설악산은 호우특보 13일, 대설특보 18일, 그리고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하루가 입산통제되었다.

2016년에는 북한산에서 대설특보로 하루가, 호우특보로 7일이 통제되었으며 설악산은 대설특보로 20일, 호우특보로 17일, 강풍과 한파 등으로 총 6일간 통제되고 역시 9월 13일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하루 동안 통제되었다.

특히 설악산의 경우 겨울 산행이 가능한 11월부터 3월까지 5개월 중 기상특보로 인한 통제일수가 2016년 25일, 2017년 18일에 달했다. 가을과 봄철 산불조심기간 통제일을 제외하면 실제로 등산이 가능한 날은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 같은 출입통제에 대해 자연공원법과 국립공원 재난안전매뉴얼을 근거로 제시했다. 자연공원법 제28조에 따르면 3조 ‘자연공원에 들어가는 자의 안전을 위한 경우’ 해당 사무소장 권한으로 출입을 통제할 수 있다.

2017년 12월 10일 통제된 북한산국립공원 도선사 입구의 모습. 이날은 일요일이라 많은 등산객들이 눈이 내린 북한산을 찾았지만 관리공단의 통제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우이동 적설량은 4.3센티미터로 서울엔 대설주의보가 발효되지 않았고 고양시에만 발효되었다. 사진 김우천 페이스북.
2017년 12월 10일 통제된 북한산국립공원 도선사 입구의 모습. 이날은 일요일이라 많은 등산객들이 눈이 내린 북한산을 찾았지만 관리공단의 통제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우이동 적설량은 4.3센티미터로 서울엔 대설주의보가 발효되지 않았고 고양시에만 발효되었다. 사진 김우천 페이스북.

 

재난안전매뉴얼에는 주의보 이상 호우·대설·태풍 특보, 또는 강풍특보 발효시, 한파특보 발표시점을 기준으로 방한장비 미비자를 통제할 수 있으며 기타 재난상황 우려가 있을 때에도 사무소장 판단으로 자체 통제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실상 통제와 개방의 모든 권한이 해당 관리소장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이다. 때문에 코미디 같은 통제가 산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

산악지형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 통제

관리소장 권한 막강... 발목도 쌓이지 않은 눈에도 통제

겨울산은 눈과 추위를 맞으러 가는 것... 등산에 대해 이해 없는 관리공단

설악산 국립공원은 2016년 총 43일이 기상특보로 통제되었다. 

설악산에서 강풍과 한파로 5일간 입산통제된 2016년 1월 19일의 경우, 속초 날씨는 아침 최저기온 영하 13도, 낮최고기온 영하 7도를 기록했다. 통제는 23일까지 계속되었는데 이 기간 중 20일은 아침 최저 영하 11도, 낮 최고 영하 1도, 21일과 22일은 아침 최저 영하 7~9도, 낮 최고 0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의 한파특보 발효 기준인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하여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와는 별로 관계 없는 상황인데도 통제가 계속된 것이다.

2016년 1월의 속초 날씨.
2016년 1월의 속초 날씨.

대설특보의 경우에도 주의보는 24시간 신적설이 5센티미터 이상 예상될 때, 경보는 20센티미터이상, 산지는 30센티미터 이상 예상될 때 발표하도록 되어있는데 평지에 비해 기상 변화가 심한 산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통제가 계속되어왔다.

지난해 12월 20일 대설주의보로 통제된 북한산의 경우, 이날 적설량은 강북구 7센티미터, 고양시 8센티미터, 의정부 3센티미터에 불과했다. 이보다 앞선 12월 10일에는 고양시에만 7센티미터 적설로 대설주의보가 발효되었는데 4.3센티미터 적설로 기상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우이동 등 북한산 전체가 통제되기도 했다.

배성우 한국대학산악연맹 부회장은 “공원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나머지 입산통제를 남발하고 있으며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눈이 발목까지도 쌓이지 않은 산길을 가로막으며 관리공단은 등산객들에게 닥칠 어떤 재난을 걱정했을까. 기자는 진짜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