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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발견한 35년 전의 편지
헌책방에서 발견한 35년 전의 편지
  • 마운틴저널
  • 승인 2018.02.2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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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덕씨 운영 ‘등산박물관’ 카페 깨알 같은 볼거리 수두룩

한국산서회 회원 김진덕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등산박물관-우리들의 산(http://cafe.daum.net/OurMountain-클릭)’은 기존의 엄숙하고 정형화된 박물관에서는 찾을 수 없는 깨알 같은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이 있어 소개한다.

김진덕씨가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탈리아 산악회 회보 1982년 7·8월 합본호에는 두 장짜리 메모가 끼워져 있었다. 필기체로 어지럽게 쓰인 글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Dear Mr. Chung’으로 시작하는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미스터 정에게

이탈리아 산악회 회보 한부를 동봉합니다. 나는 지금도 지난 10월의 그날 나를 환대해 준걸 기억합니다. 당신과 당신 친구들을 인수봉에서 만났더랬죠.

우리 회보에 사진과 함께 인수봉에서 한국의 클라이머들과 한 유쾌한 등반을 담은 기사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날은 하필이면 당신의 악우회 창립 11주년이었죠. 그때의 내용이 담길 회보가 1983년 4월에 발행될 예정인데 꼭 보내드리겠습니다.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해주길 부탁하고요. (판독불가) to Dok.

만약 이 편지를 받으면 잘 받았다는 답장 부탁합니다.

피에로(Piero)가

(원하면 좀더 많은 부수를 보내줄 수도 있어요)

악우회 회원으로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산악인 임덕용씨.
악우회 회원으로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산악인 임덕용씨.

1983년 1월 30일에 쓴 이 편지에서 '미스터 정'은 당시 악우회 회장인 정홍택씨였다. ‘Dok’은 현재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산악인 임덕용씨일 가능성이 크다.

임덕용씨에게 확인 결과 그는 “당시 이탈리아 산악회원과 함께 등반했던 기억이 난다. 매우 활달한 클라이머였다. 나도 편지에 적힌 피에로의 피렌체 집 주소로 35년 만에 답장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당시 임씨는 이 편지가 도착하고 몇달 뒤 파키스탄 바인타브락 2봉으로 떠났다. 그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볼차노와 피렌체는 차로 4-5시간 거리다. 

이탈리아산악회보 1982년 판에 실린 라인홀트 메스너 광고
이탈리아산악회보 1982년 판에 실린 라인홀트 메스너 광고

한편 김진덕씨가 이 책자를 구입한 이유는 뒷 표지에 있는 광고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38세의 젊은 클라이머 라인홀트 메스너가 모델로 등장하는 미놀타 카메라 광고 하단에 있는 사인이 지난 2016년 방한 때의 사인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해보기 위해서였다고.